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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변리사 등록 수 급증하고 있지만 업무하는 사람 적어
해오름 (2007. 3.)
 

변호사들 변리사 겸직 "관심은 많지만… "
변리사 등록 수 급증하고 있지만 업무하는 사람 적어


변호사들이 변리사 업무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실제로 특허사건 유치 등 변호사와 변리사 업무를 겸직을 하는 경우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대한변리사회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특허청에 변리사 등록을 한 변호사는 1,573명으로 전체 등록 변리사 3,294명의 47.8%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변리사 등록을 한 변호사들 중에서 상당수 변호사들이 변리사 업무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대한변리사회에 가입된 변호사 츨신 변리사 중 4분의 1이 휴업신고를 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리사 등록신청 매년 늘어= 변호사들의 변리사 등록 신청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1년 특허청에 등록된 변호사는 671명에 불과 했으나 8월말 현재 1,573명으로 5년 만에 두배 이상 늘었다. 이같은 현상은 신규 변호사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고 특허 시장이 확대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사건 유치가 여려운 젊은 변호사들이 변리사 등록을 많이 하고 있다.

2년 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개업한 A변호사는 "변호사업무 외에 변리사 등록을 통해 특허 사건도 수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변리사 등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허청에 등록된 변리사는 모두 3,294명으로 이중 변호사 출신이 1,573명으로 가장 많고 변리사시험 출신 1,294명, 특허청 출신 427명 순이다. 따라서 변호사 출신 변리사가 전체 변리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변리사 시장이 확대 되고 있어 앞으로 변호사들의 변리사 등록신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대다수 변호사들이 특허분야에 관한한 전문지식이 부족해 변리사 업무를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허법률사무소를 운영중인 B변리사는 "변호사들이 특허사건에 관심을 두고 변리사 등록을 하고 있으나 특허사건에 대한 경험과 전문지식이 부족해 사건 수임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변리사회가 강제 가입단체로 바뀌었으나 변호사 출신 변리사들의 등록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변리사회에 등록된 변호사출신 변리사는 392명이다. 이는 특허청에 등록된 변호사 1,573명의 4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특허청에 등록된 변호사들이 실제로 변리사 업무에 적극적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허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E 변리사는 "업무도 하지 않으면서 특허청에 등록만 한 변호사들이 너무 많다"며 "시장규모를 부풀리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변리사 겸업 등록한 변호사 휴업 많아= 특허청에 등록한 변호사 출신 변리사들이 대거 휴업중이다. 변리사회에 등록된 392명의 변호사 중에서도 22%에 달하는 87명이 휴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마디로 전문성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특허사건은 전자․기계․화학공학 등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변리사 등록을 신청한 B변호사는 "특허사건이 전문사건이다 보니 사실상 변리사 등록을 해도 사건을 수임하기 어렵고 특허사건 대리를 위한 별도의 공부가 필요해 사실상 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변리사회 강제가입 규정에 따라 회에 가압한 후 바로 휴업신고를 한 D 변호사는 "입회비 100만원을 내고 매달 4만씩의 월회비를 내야 하는데 사실상 변리사 업무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월회비를 내는것은 부담이 된다"고 휴업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변리사 업무를 겸하고 있는 C 변호사의 생각은 달랐다. 앞으로 변호사가 늘어나면서 변호사들이 변리사 업무를 실제로 많이 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발담그기식' 변호사 제한 둬야= 현행 법상 변호사는 특허청에 누두든지 변리사 등록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등록만 하고 실제로 변리사 업무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대한변리사업계 등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변리사 등록을 한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에 대해 다른 변리사를 복대리인으로 선임해 변호사 이름으로 변리사출신 또는 특허청 출신 변리사들이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 이는 결국 의뢰인의 과중한 비용부담으로 이어지고 순수 변리사들이 더욱 음지로 들어가게 만드는 폐단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제재수단이 없다면 변리사법을 일부 개정해서라도 '발담그기식 변호사'들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허청에 등록한 변리사들이 변리사회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특허사건의 대리업무를 제한하는 방식을 도입하자는 의견도 업계 내에서 나오고 있다.

대한변리사회의 임원 출신인 F 변리사는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시장제한이 아닌 투명하고 현실성 있는 시장 구축을 위한 시장제한이 필요하다"며 "'발담그기식 변호사의 시장진입 제한은 오히려 실력있는 변호사출신 변리사와 그 외 변리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이석 기자 hot@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