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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 공존동의 제도의 도입과 유의사항
변리사오세중 (2024-01-15)
 
1. <2024년 5월 시행 개정상표법에서 ‘상표 공존동의 제도’ 도입>

개정상표법에 ‘상표 공존동의(Trademark Co-existence Agreement) 제도’가 도입되어 2024년 5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상표 공존동의 제도는 먼저 등록하거나 출원한 선등록 상표권자 또는 선출원인의 동의가 있으면, 타인의 동일, 유사한 후출원 상표도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와 관련하여, 개정상표법은 제34조 제1항 제7호에 “선출원(先出願)에 의한 타인의 등록상표(등록된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은 제외한다)와 동일ㆍ유사한 상표로서 그 지정상품과 동일ㆍ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 다만, 그 타인으로부터 상표등록에 대한 동의를 받은 경우(동일한 상표로서 그 지정상품과 동일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에 대하여 동의를 받은 경우는 제외한다)에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는 단서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우리 상표법에도 ‘상표 공존동의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또한 선출원주의에 관한 상표법 제35조에도 제6항에 “먼저 출원한 자 또는 협의ㆍ추첨에 의하여 정하여지거나 결정된 출원인으로부터 상표등록에 대한 동의를 받은 경우(동일한 상표로서 그 지정상품과 동일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에 대하여 동의를 받은 경우는 제외한다)에는 나중에 출원한 자 또는 협의ㆍ추첨에 의하여 정하여지거나 결정된 출원인이 아닌 출원인도 상표를 등록받을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여 ‘상표 공존동의 제도’를 도입했다.

개정상표법의 상표 공존동의 제도는 개정법 시행 이전에 출원된 상표등록출원으로서 개정법 시행 후 심사하여 상표등록여부결정을 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상표 공존 동의는 후출원 상표의 지정상품 전부는 물론 일부 지정상품에 대한 제한적인 공존 동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나머지 지정상품은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 유사하다는 거절이유를 해소하지 못하므로 후출원인이 이를 삭제하지 않는 한 거절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특허청에 제출하는 ‘상표 공존 동의서’는 분쟁방지와 심사 및 권리의 안정성을 위해 포괄적인 동의보다는 출원번호 등을 특정하여 동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특허청에 제출하는 ‘상표 공존 동의서’는 지정상품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으나, 기간이나 다른 조건 등을 부과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사자 사이의 계약에서는 공존 동의의 범위와 기간, 조건 등을 부과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2. <종전 상표법과 심사에서는 타인의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표는 공존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거절 >

지금까지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 앞부분의 본문 규정에 따라, 타인의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표는 설사 선등록 상표권자의 동의가 있다 하더라도 특허청 심사과정에서 거절이유의 극복이 어려웠다.

그간 우리 상표법은 동일, 유사한 상표의 중복등록과 사용으로 인한 상품출처의 혼동은 상표사용자의 단순한 사익의 침해를 넘어 등록상표를 신뢰하는 일반소비자의 피해를 초래하고 공익을 침해하는 성격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3. <종래에도 등록 후 동일, 유사한 등록상표의 일부 이전 또는 분할 이전은 가능하여 제도의 모순 존재>

그러나 우리 상표법은 일찍이 연합상표제도를 폐지함으로써 동일, 유사한 상표는 동일한 권리자만이 권리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상표권 이전시 동일, 유사한 상표는 함께 이전하도록 하던 종전 규정을 폐지하였다. 이에 따라 상표권자가 여러 개의 유사한 등록상표 중 일부의 등록상표를 타인에게 이전하거나, 동일한 등록상표를 지정상품별로 상표권분할을 한 후 해당 분할된 상표권을 타인에게 이전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개정함으로써 상표권의 사적 재산권적 성격과 함께 당사자 사이의 합의(계약)에 의한 자유로운 처분과 사용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물론, 상표법에는 아직 상표권을 지정상품마다 분할이전시 유사한 지정상품은 함께 이전하도록 하는 규정(제93조 제1항)을 유지하고 있어 제도에 모순이 있다.

이처럼 상표법이 유사한 등록상표의 타인으로의 분할 이전을 사실상 허용하고 있는 것은 정작 상표출원 심사과정에서는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표의 타인에 의한 등록을 엄격히 금지해 온 것과 모순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 동안 상표 실무에서는 특허청 심사과정에서 타인의 선출원 등록상표와 유사하여 등록받을 수 없다는 거절이유통지를 받으면, 구체적인 표장의 구성과 지정상품의 범위, 그리고 사업상 실질적으로 서로 충돌&#8228;저촉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에게 해당 후출원 상표를 양도하여 상표등록을 받은 후 해당 후출원 등록상표를 다시 후출원인이 양도받거나 그 반대의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시도하는 사례들도 있었다. 이처럼 우리 상표법에서는 유사한 등록상표의 일부이전 또는 상표권 분할이전을 통해 사실상 출원, 심사과정에서의 상표 공존동의 제도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 간접적으로나마 존재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4. <외국의 ‘상표 공존동의 제도’ 입법례와 심사 사례>

[#외국의 입법례 등은 특허청 연구용역인 (사)한국상표·디자인협회(주관연구책임자: 송영주, 참여연구원: 이덕재, 최성우, 최효선, 이철주)의 2022. 12. 20.자 “상표권 공존동의제 및 권리불요구제도 도입 타당성 및 현행 제도와의 조화방안 연구”를 참고하였다.]

다른 나라의 입법례와 심사 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상표 공존 동의 제도를 일부 또는 전면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지역을 나누어 각자가 유사상표를 사용하기로 하는 ‘공존 사용 계약(Concurrent Use Agreement)’이 있는 경우 서로 다른 권리자에 의한 병존 등록(Concurrent registration))을 허용하고 있다. 또한, 심사과정에서 공존계약서(Consent Agreement)를 제출하고 소비자의 혼동을 야기할 명백한 위험이 없는 경우 심사관은 선행상표와의 유사를 이유로 등록을 거절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심사매뉴얼을 운영하고 있다.

EU(유럽연합)는 상표출원시 유사한 선행상표가 발견되더라도 이를 상대적 거절이유(relative reason of refusal)로 취급하여 출원인에게 거절이유통지를 하지 않으며, 대신 선행상표의 권리자에게 유사상표 출원 사실을 통지하고 선행상표 권리자가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는 한 해당 유사상표 출원의 등록을 허용하고 있다. 즉, EU는 공존동의서를 제출할 필요도 없이 선행상표권자의 이의신청이 없으면 공존 등록을 허용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독일, 프랑스, 영국, 덴마크도 EU와 동일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만과 싱가포르는 상표법에 공존동의제도를 두고 있으나, 수요자의 혼동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특허청 심사관이 재량으로 등록을 거절할 수 있다. 뉴질랜드도 상표법에 공존동의제도를 두고 있는데, 공존동의서가 제출된 경우에는 거절이유를 해소하고 등록을 받을 수 있으며 특허청 심사관이 재량으로 등록을 거절할 수 없다.

5. <동일상표, 동일상품에 대해서는 ‘상표 공존동의 제도’ 적용 제외>

한편, 개정상표법에서 도입한 ‘상표 공존 동의제도’는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로서 그 지정상품과 동일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 즉 동일 상품에 사용하는 동일 상표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권리자간에 동일 상품에 동일 상표의 공존 등록과 사용을 허용할 경우 소비자들의 상품출처의 오인, 혼동과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허용할 경우 동일한 등록상표권자에 의한 동일상표, 동일상품의 중복등록을 허용하고 있지 않은 현행 상표법 규정(제38조 1상표 1출원주의)과도 충돌한다.

따라서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는 동일 상품이 아닌 유사한 상품에 대해서, 선출원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는 동일 상품 또는 유사한 상품에 대해 ‘상표 공존동의 제도’를 적용받으면 등록이 가능할 수 있다.

여기에서 ‘상표 공존동의 제도’의 적용이 제외되는 ‘동일상표’와 ‘동일상품’은 구체적인 사안별로 특허청의 심사기준과 법원의 판례를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나, 물리적 동일의 범위에 한정된다기 보다는 거래사회의 통념상 동일성 내지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범위까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6. <공존동의 제도에 의해 등록된 후 상표를 부정경쟁목적으로 사용하여 상품의 품질오인, 상품출처의 혼동을 야기하는 경우 상표등록 취소 가능>

그러나 이러한 ‘상표 공존동의 제도’에 의해 상표등록이 된다 하더라도, 공존동의에 의해 등록된 상표권자 또는 공존동의를 해준 선출원 등록상표권자 중 1인이 자기의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 유사한 상품에 부정경쟁을 목적으로 자기의 등록상표를 사용함으로써 수요자에게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타인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과 혼동을 불러일으키는 경우에는 개정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5호의 2에 의해 누구든지 특허심판원에 상표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하여 해당 상표등록을 취소시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다만, 이 경우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5호의 2에 의한 상표등록취소심판은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이 없어진 날부터 3년의 제척기간이 있으므로 이 기간이 지난 후에는 청구할 수 없다(제122조 제2항).

7. <‘상표 공존동의 제도’ 이용시 유의사항>

따라서 개정상표법에 따른 ‘상표 공존동의 제도’를 이용하여 상표등록을 하거나, 특히 이에 대해 동의하고자 하는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위험성에 유의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선출원 상표권자의 동일, 유사한 상표등록에 대한 후출원인의 공존동의도 확보 필요>

첫째, 타인에 의한 후출원 유사상표의 등록과 공존에 동의하는 선출원 등록상표권자가 이후 자신의 등록상표를 리뉴얼하거나 새로운 BI 디자인을 하여 동일, 유사한 상표를 출원하는 경우, 특허청 심사과정에서 공존동의에 의해 등록된 후출원 등록상표와 동일, 유사하다는 이유로 상표등록이 거절될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입장에서는, 상표 공존동의 계약은 선출원 등록상표권자로부터 후출원 상표에 대한 공존 동의만이 아니라, 후출원 상표의 등록 이후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동일, 유사한 상표의 등록에 대한 후출원상표 출원인의 동의를 포함하는 실질적인 ‘교차 상표 공존동의 계약(Cross Trademark Co-existence Agreement)’이 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이 경우 후출원상표 출원인에게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BI변경, 리뉴얼 상표 등의 동일, 유사상표 출원과 관련하여 특허청 심사과정에서 필요하고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상표 공존 동의서’를 제출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위반시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

이는 후출원 상표의 출원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특허청에서는 상표 공존동의 제도의 적용시 계약서에 해당 후출원 상표의 출원번호 등을 특정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보이나, 가능하다면 후출원 등록상표의 사용과정에서 BI 변경이나 리뉴얼 상표의 등록 필요성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동의도 선출원 등록상표권자로부터 받아놓을 수 있다면 바람직할 것이다.

특허청의 입장에서도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공존동의서가 제출되어 후출원 상표의 등록을 허용하는 경우, 이후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동일, 유사한 상표출원에 대한 후출원 상표권자의 공존동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할 것인지, 또는 이에 대해서도 별도의 공존동의서를 요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심사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필요하다면 ‘교차 공존동의서 또는 계약서’ 양식도 마련해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계약에 혼동방지표시 의무와 위반시 제재 규정 명시 필요>

둘째, 공존동의에 의해 등록된 후출원 상표권자 또는 공존 동의를 해준 선출원 등록상표권자가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등록상표를 사용하여 상품품질 오인 또는 출처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 개정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5호의 2에 의해 누구든지 그 상표등록 취소심판을 청구하여 상표등록을 취소시킬 수 있으나, 당사자 사이에도 계약을 통해 이러한 부정경쟁 목적의 등록상표의 사용으로 인한 상품의 품질오인, 출처혼동을 야기하지 않도록 ‘혼동방지표시 의무’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계약해지와 공존동의의 철회, 공존동의로 등록된 상표등록의 말소의무 및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등의 금전적 제재 등이 가능하도록 상표사용과 관리 의무 등에 관한 규정을 두는 것이 분쟁의 방지와 조기해결을 위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공존동의에 의해 등록된 후출원 상표의 무단 양도 금지>

셋째, 공존동의에 의해 등록된 후출원 상표가 제3자에게 양도되거나, 특히 후출원 상표권자인 법인이 제3자에게 적대적 인수&#8228;합병되는 경우 후출원 등록상표권도 함께 승계될 수 있으므로, 상표권 양도시에는 사전 서면동의를 받도록 하고, 특히 상표권을 그룹사 내부나 관계회사 내부로 유보해야 할 필요가 있는 동일기업집단(기업 그룹) 등의 경우에는 공존동의로 등록된 상표의 양도금지 규정을 두고 위반시 공존동의의 철회와 상표등록 말소 등이 가능하도록 상표 공존계약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공존동의의 범위, 기간, 조건, 위반시 제재 등을 계약에 규정>

넷째, 공존동의에 의한 후출원 상표등록에 범위와 기간을 제한하거나 조건을 부과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이를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와 후출원 상표의 출원인 사이의 계약에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공존동의 기간 경과시 계약의 종료와 함께 후출원 상표의 등록을 즉시 말소하는 의무를 명시하고, 후출원 등록상표를 사용한 상품의 처분 기한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존동의 계약 위반시 계약해지 및 동의 철회와 함께 상표등록을 말소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이러한 계약 위반시 손해배상 내지 위약금 규정 등을 두는 것이 분쟁방지와 조기해결에 바람직할 수 있다.

개정상표법에서의 상표 공존동의 제도의 도입은 그간 상표등록 이후에는 유사상표의 일부 이전 내지 상표권분할 이전이 가능했던 것과 대비하여 상표출원의 심사과정에서는 허용되지 않았던 것을 가능하도록 개정하여 제도의 불일치 내지 모순을 해결하고 당사자 사이의 자율적인 합의에 의해 상표의 공존 등록과 사용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국내외 기업들의 그간의 민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상표 공존동의는 상표권을 일부 양도하는 높은 수준의 라이센스 계약이라고도 할 수 있고, 공존동의를 한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에게도 이후 상표관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여러 가지 발생 가능한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도록 당사자 사이의 공존동의 계약을 면밀히 마련, 검토하여 체결할 필요가 있다.□

(해오름 국제특허법률사무소. 전화: 02-558-0577, 이메일: haeorom@haeorom.com, 블로그: https://blog.naver.com/sjoh777, 카카오채널: 해오름특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