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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경쟁방지법 개정과 퍼블리시티권의 보호
변리사오세중 (2022-06-30)
 
- 유명 연예인 등의 성명, 초상에 대한 경제적 권리의 보호-


1. 퍼블리시티권이란?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은 사람의 초상, 성명, 음성, 서명 등 그 사람의 동일성(identity)을 나타내는 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초상에는 사진, 그림, 캐리커처, 캐릭터 등이 포함된다. 사람의 동일성을 나타내는 것에는 드라마나 영화, 극중에서의 독특한 역할과 연기도 특정인을 나타내는 것임을 식별할 수 있는 한 포함될 수 있다.


개인의 성명권과 초상권은 개인의 고유한 인격적 권리로 보호되어 왔고 그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청구 등이 가능하나, 유명 배우나 탤런트, 가수, 운동선수, 모델 또는 유명 인사 등의 초상이 상업 광고 등에 무단으로 이용될 경우 정신적 고통보다는 광고료 등과 관련한 재산적 손해가 더 클 수 있다. 이에 따라 인격권으로서의 초상권에 대응하여, 초상권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산권 권리인 퍼블리시티권이 1953년 미국 제2 연방순회항소법원의 Haelan 판결 등에서부터 인정되기 시작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퍼블리시티권이 학설과 판례 등으로 인정되어 왔다.

또한 퍼블리시티권은 개인의 창의적 노력과 활동으로 형성된 성명, 초상 등의 명성=인지도와 이를 통한 고객흡인력을 토대로 한 경제적 이익에 관한 권리이므로 상표권, 저작권 등과 유사한 지식재산권의 하나로 분류된다.

퍼블리시티권은 그동안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인격권의 보호와 민법상의 불법행위 법리에 근거하여 보호되어 왔으나, 법상 명시적인 보호 규정과 적용기준이 없는 관계로 퍼블리시티권의 보호여부에 대해 법원도 엇갈리는 판결을 내리는 등 혼선이 발생해 왔다.


2. 부정경쟁방지법 개정과 퍼블리시티권 보호 규정의 신설


이러한 상황에서 그간 각계의 논의와 연구를 반영하여, 작년에 국회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을 개정하여 제2조 제1호의 부정경쟁행위에 ‘타목’으로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성명, 초상, 음성, 서명 등 그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신설함으로써 퍼블리시티권 침해행위를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여 법적 구제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 규정은 2022년 6월 8일부터 시행되었다.

따라서 퍼블리시티권 침해 행위가 있는 경우, 권리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에 의한 민사적 조치로서 부정경쟁행위 금지 또는 예방청구를 할 수 있으며, 같은 법 제5조에 의해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퍼블리시티권 침행행위로 경제적 이익이 침해되거나 손해를 입은 경우 손해배상청구 등이 가능하다. 또한 특허청장이나 시도지사 등이 부정경쟁행위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와 함께 시정권고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타목에 의한 퍼블리시티권 침해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에 의한 퍼블리시티권 침해는, (1) 타인의 성명, 초상, 음성, 서명 등의 식별표지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있고(국내 주지성), (2) 경제적 가치를 가져야 하며(경제성), (3) 제3자가 이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불공정성)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1)의 국내 주지성이 입증되면 (2)의 경제성도 입증된다고 할 수 있으므로, (1)의 국내 주지성 입증이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퍼블리시티권 보호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의 불공정성과 관련해서는, 특히 당사자 간의 계약시 명시적, 묵시적 계약을 통해 퍼블리시티권을 제3자에게 허용하거나 양도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뉴스 등의 보도와 비평, 픽션 또는 논픽션 등에 필요한 범위에서 타인의 성명, 초상 등을 사용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의 범위에 속하고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퍼블리시티권의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뉴스가 실린 잡지, 유명인의 전기 등을 광고하기 위하여 정당한 범위 내에서 그의 성명, 초상 등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유명인이 아닌 일반 개인의 경우와 같이 그 성명, 초상, 음성, 서명 등의 식별표지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퍼블리시티권 보호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아직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있지 않은 배우나 탤런트, 가수 등과 무명의 일반 개인의 초상이 기업 광고 등에 무단으로 사용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우선 개인의 인격권과 초상권에 근거하여 보호를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부정경쟁방지법상 ‘국내에 널리 인식된’의 요건, 즉 주지성은 반드시 전국의 모든 지역, 모든 계층에서 널리 인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특정 지역, 특정 계층에서 널리 인식된 경우에도 인정한 판례들이 있고, 오늘날 TV, 라디오 방송이나 신문, 잡지만이 아니라 유튜브 개인방송이나 SNS 등을 통해서도 짧은 시간에 인지도를 획득하는 경우들도 있으므로, 앞으로 법원 판례 등을 통해 국내 주지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이 정립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 연예인의 예명 등에 대해서는 사전 상표등록을 통한 권리보호 중요


한편, 배우나 가수 등 연예인의 성명 또는 예명 등이 명성을 획득하기 전에 타인이 이를 상표로 출원하여 등록하고 상품 광고 등에 이용하는 경우에 문제가 된다. 트롯가수 영탁과 관련한 “영탁” 막걸리의 상표 분쟁 사례가 대표적이다.

타인들이 출원한 ‘막걸리’ 등에 대한 “영탁” 관련 상표들은 대부분 특허청 심사과정에서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 또는 상호·초상·서명·인장·아호·예명· 필명 또는 이들의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라는 이유로 거절되었으나 현재에도 관련 상표출원들이 심사계류 중이어서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의 성명, 예명 등이 다른 일반인의 개인 이름으로도 흔히 사용되는 이름이고,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뒤늦게 명성을 얻게 되는 경우, 그 명성을 획득하여 널리 알려지기 전에 타인이 이를 상표로 출원하거나 등록하여 사용하고 다른 모방상표 출원들도 많이 있는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이 소요될 수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의 개정으로 퍼블리시티권이 앞으로 좀 더 명확하게 법으로 보호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지만, 여전히 국내 주지성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한계가 있고, 이러한 한계와 틈새를 이용한 타인의 모방상표 출원과 사용 등의 경우에 권리침해와 저촉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 효과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연예인의 예명 등이 활동 확대와 함께 상업적인 광고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사전에 신속하게 상표출원과 등록 등의 법적인 보호절차를 밟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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