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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침해 분쟁과 대응방안
변리사 오세중 (2022-04-27)
 
1. 들어가는 말

최근 들어 첨단기술 분야 등을 중심으로 국내외의 특허분쟁이 빈발하고 있다. 첨단분야일수록 기술의 세대교체와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고 그만큼 새로운 기술분야에 대한 독자기술 확보와 이를 통한 시장선점이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요소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기술개발과 특허분쟁은 첨단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각 부문의 전통산업과 중소기업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면 이러한 특허분쟁은 어떻게 전개되고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가? 권리자는 어떻게 대응하고 비권리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특허분쟁은 특허권의 가치와 위력이 현실에서 가시화되는 과정이다. 특허분쟁에서 패퇴한 기업은 심한 경우 생산시설 가동을 중지하고 사업을 접어야 하거나 막대한 로열티부담으로 결국은 시장경쟁에서 낙오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 특허권 침해의 유형과 판단

<특허권 침해의 판단기준>

특허권 침해란 제3자가 정당한 권원없이, 즉 허락없이 타인이 특허받은 발명을 업으로서 무단 실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특허권 침해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특허권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어야 한다. 특허등록원부에서 확인되는 특허권의 존속기간이 이미 만료된 경우, 특허연차료를 불납하여 권리가 소멸된 경우 그 이후에는 특허권 침해 책임이 발생하지 아니하고, 또한 신규성과 진보성 등 특허등록요건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특허권이 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확정된 경우에도 그 권리는 소급 소멸되므로 특허권 침해는 성립되지 않는다.

둘째로, ‘업(業)으로서’ 실시할 경우에 특허권침해가 성립하므로 타인의 특허발명을 비사업적인 형태로 개인적, 가정적으로 실시하는 경우에는 특허권침해가 성립되지 아니하며, 연구 또는 시험목적의 실시, 특허 출원을 한 때부터 국내에 있었던 물건 등에도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특허법 제96조 제1항).

셋째로, 타인의 특허발명의 실시에 정당한 권원을 갖고 있는 경우, 즉 특허권자 등과 계약관계 등에 의하여 정당한 실시권을 갖고 있는 경우, 타인이 특허출원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그 발명을 자신이 독자적으로 발명하여 이미 사업을 하고 있거나 준비를 하고 있는 경우, 또는 종종 발생하는 사례로서 2개의 동일발명에 대해 특허청의 심사착오로 이중특허(double patent)가 되었다가 그 중 하나가 무효로 되었으나 무효심판청구 전에 무효사실을 알지 못하고 이미 사업을 하고 있거나 준비를 하고 있는 경우에는 각각 ‘선사용권’과 ‘중용권(中用權)’ 등의 법정실시권이 주어지므로 특허권침해책임을 면할 수 있다. 다만, 후자의 경우는 특허권자에게 실시의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넷째로, 특허권 침해는 제3자가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 기술을 실시하는 경우에 성립된다. 이러한 특허발명의 권리범위는 특허출원 명세서의 ‘청구범위’에 적혀있는 사항에 의하여 결정되며(특허법 제97조), 간접침해의 경우를 제외하고 제3자의 실시발명(‘확인대상발명’이라 함)이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발명과 동일하거나 균등(동일성)의 범위에 있는 경우에만 침해가 성립된다.

즉, 선행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발명이 ‘A+B+C’의 구성요소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고 확인대상발명 역시 그 기술적 구성이 ‘A+B+C’로서 동일한 경우 문언적 침해(literal infringement)가 성립되고, 확인대상발명이 그 중 일부 구성요소를 변경하여 ‘A+B+D’로 구성되어 있다 하더라도 ‘C’와 ‘D’가 동일한 기능을 동일한 방법으로 수행하여 동일한 작용효과를 가져오고 당업자가 이를 치환하는 것이 용이한 균등물인 경우에는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에 의한 침해가 성립된다.

이러한 균등론은 최근 우리 대법원에서도 명시적으로 이를 수용한 바 있으며, 실무상 대부분의 특허침해 소송과 심판에서 특허권자와 비권리자 사이에 치열하게 공방이 이루어지는 부분이다.


다섯째로, 확인대상발명이 선행 특허발명과 동일 내지 균등하다 하더라도 그 특허발명 또는 확인대상발명이 선행 특허발명의 출원 전에 이미 공지된 기술인 경우는 그 특허발명이 신규성 결여로 무효사유에 해당될 수 있음은 물론, 이러한 공지기술에 대해서는 무효심결 확정전이라 하더라도 권리범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므로(공지기술 제외의 원칙), 이러한 경우에는 특허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다.

출원 전에 이미 공지된 기술은 누구나 실시할 수 있는 ‘자유기술’로서 이에 대해 특정인에게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은 특허제도의 취지에 반하기 때문이다. 특허권침해금지 가처분신청과 본안 소송 등에서 특허발명 내지 확인대상발명이 이러한 공지기술에 해당되는 사실이 입증되는 경우 법원에서는 특허심판원의 무효심결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그 권리범위를 인정하지 않고 기각결정 또는 판결을 내리므로, 실무상 많은 특허침해 소송에서 이러한 특허발명과 공지기술의 관계가 중요한 쟁점이 되며, 따라서 선행 공지기술에 대한 철저한 조사, 분석이 승패를 가름하는 요소가 된다.


<특허권 침해의 유형>

특허권 침해의 유형을 살펴보면, 확인대상발명이 선행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모든 구성요소(All element)를 동일 또는 균등하게 구비하고 있는 경우에는 ‘직접 침해’가 성립된다. 따라서, 예컨대 ‘A+B+C’로 구성된 특허발명 중 제3자가 ‘A’만을 업으로서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직접침해는 성립되지 않는다. 다만, ‘A’라는 구성요소가 그 특허발명의 생산에만 사용되는 ‘전용품’으로서 그 외에는 다른 용도가 없는 경우에는 ‘간접침해’가 성립되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을 뿐이다(특허법 제127조).

대법원에서는 특허발명인 레이저 프린터에 사용되는 소모부품인 ‘감광드럼카트리지’, 특허발명인 ‘개선된 연마패드 및 이의 사용방법’에 사용되는 ‘CMP용 연마패드’가 특허발명의 본질적 구성요소이고 다른 용도로는 사용되지 아니하여 특허발명의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전용품)에 해당한다고 보아 간접침해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대법원 2001. 1. 30. 선고 98 후 2580 판결, 대법원&#65440;2009.9.10.&#65440;선고&#65440;2007 후 3356&#65440;판결).

또한 흔히 자신이 별도로 특허를 받은 경우에는 타인의 특허권에 대한 침해책임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러나 예컨대 선출원 특허발명이 ‘A+B’이고 후출원 특허발명이 ‘A+B+C’로서 선출원 특허발명에 일부 구성요소를 부가하여 개량한 점등에서 신규성과 진보성을 인정받아 특허를 받았다 하더라도 후출원 특허발명을 실시하기 위해서 선출원 특허발명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 후출원 특허발명을 무단 실시하면 선원 특허발명에 대한 ‘이용관계’에 의한 특허권침해가 성립될 수 있다.

또한 선출원 특허발명 ‘A+B+C’에 대해 그 기술적 구성을 그대로 채택하더라도 디자인만을 다르게 변경하면 타인이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후출원 디자인권자가 선출원 특허권자의 허락없이 자신의 디자인등록 물품을 업으로 생산, 판매하는 경우 ‘저촉 관계’에 의한 특허권침해가 성립될 수 있다(특허법 제98조 등).

3. 특허권 침해에 대한 제재

<출원단계>

특허권은 특허청에 특허출원을 하고 나서 심사를 거쳐 특허결정을 받은 후 등록절차를 밟아야 비로소 발생하므로 출원단계에서는 효과적인 권리행사가 어렵다. 그러나, 출원공개 후 제3자가 특허출원공개된 발명임을 알고 악의로 무단 실시하거나 출원인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경우에는 보상금청구권이 발생하여 침해자에 대해 등록 후 그 보상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특허출원 절차를 밟지 않고 제품판매를 개시한 상태에서 제3자의 모조품판매로 분쟁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개발품을 간행물에 발표하거나 박람회에 출품하고 판매한 경우 등에는 공지예외적용 주장을 하면서 특허출원 절차를 밟고, ‘자기 실시’ 또는 ‘제3자의 실시’ 등을 이유로 하는 ‘우선심사신청’을 하면 조기에 특허를 받아 침해자에 대하여 특허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우선심사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빠르면 2-3개월 내에 특허결정이 내려질 수 있으나, 다만, 선행 기술의 존재 등으로 인해 거절통지를 받는 경우에는 심사가 지연되거나 등록이 거절될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한편, 특허출원 후 특허등록을 받기 전에 타인이 모조품을 판매하는 등으로 침해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에서 규정하는 부정경쟁행위인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의 경제적 이익 침해 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등의 민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등록단계>

특허등록 후 타인이 특허발명을 무단 실시하여 침해하는 경우 특허권자는 침해자에 대해 민사상 침해금지 및 예방청구,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 신용회복조치청구 등과 함께, 형사상 침해죄로 고소하여 7년 이하의 징역, 1억원 이하(법인의 경우 3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할 수 있다(특허법 제126조, 제128조, 제131조, 제225조, 제230조 등).

또한 특허법은 무체재산권의 특성에 따른 특별규정으로서, 타인의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자에게는 그 침해행위에 대해서 \\\\\\\\\\\\\\\'과실추정’을 하며 물건을 생산하는 방법발명에 대하여 특허가 된 경우 그 물건과 동일한 물건은 그 방법이 특허출원 전에 공지된 것이 아닌 한 특허된 방법에 의하여 생산된 것으로 추정한다(생산방법의 추정).

또한 특허권자가 침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단위수량당 ‘특허권자의 이익액’에 침해자의 판매수량 중 특허권자가 생산가능했던 물건 수량에서 실제 판매한 수량을 뺀 수량을 넘지 않는 수량을 곱한 금액과 이를 넘는 수량에 대해서는 특허발명의 실시에 대해 합리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의 합계액을 손해액으로 산정할 수 있도록 하고, 기타 침해자의 이익액에 의한 손해액추정, 합리적인 로열티상당액 또는 그 초과액에 의한 손해액산정, 손해사실 입증이 어려울 경우 변론의 전취지와 증거조사 결과에 기초한 법원의 재량에 기초한 상당한 손해액의 인정 등의 특별규정을 두고 있다(특허법 제128조 제1항 내지 제7항). 또한 고의적인 특허권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침해행위를 한 자의 우월적 지위여부, 고의 또는 손해발생의 우려를 인식한 정도, 침해행위로 인하여 특허권자 등이 입은 피해규모, 침해행위로 인하여 침해자가 얻은 경제적 이익, 침해행위의 기간&#8228;횟수 등, 침해행위에 따른 벌금, 침해행위를 한 자의 재산상태, 침해자의 피해구제 노력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위에서 인정된 손해액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특허법 제128조 제8항 및 제9항).

통상 특허권침해시 권리자 측에서는 신속한 결정을 얻기 위해 법원에 특허권침해중지 가처분신청을 하거나 형사고소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처분결정이 내려지면 즉시 집행력이 주어져 생산시설의 가동을 중지시키는 등 당사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당사자를 소환, 신문한 후 결정을 내리는데 사안에 따라 다르고 최근 코로나로 인해 법원의 심리가 지연되고 있지만 빠르면 대개 3~4개월 내외에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또한 특허권자는 불공정무역행위조사 및 산업피해구제에 관한 법률 제4조(불공정무역행위의 금지)의 규정에 따라 특허권, 실용신안권 등 지적재산권 침해물품의 수출입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조사신청을 할 수 있으며, 무역위원회의 직권조사도 가능하다. 불공정무역행위가 있다고 판정되면 무역위원회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의견을 들어 수출, 수입, 판매, 제조 행위의 중지 등 시정조치를 명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거래금액의 3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또는 거래 금액 산정이 곤란한 경우 5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 시정조치명령을 위반한 자 등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으며, 법인에 대해서도 양벌 규정에 의하여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다.

4. 특허침해 분쟁에 대한 대응방안

<특허권자의 대처방안>

특허권침해가 발생한 경우 특허권자는 우선 침해물품의 제조, 판매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고 침해자의 신원 등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 침해물품과 자신의 특허발명의 권리범위 등을 비교하여 침해물품이 특허발명과 동일 또는 균등의 범위에서 특허권침해나 기타 간접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판단한다.

또한 지적재산권은 여러 법 영역에 걸쳐 권리가 중첩될 수도 있으므로 자신이 보유한 특허발명만이 아니라 기타 이에 수반되는 디자인권, 상표권, 영업비밀,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 전반에 대하여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권리행사 전에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의 허실과 하자여부에 대해서도 냉철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허권에 하자가 있음에도 권리행사를 하면 상대방이 무효심판을 청구하여 특허권이 무효로 될 수 있고 이 경우 권리행사의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어떤 경우에는 타인의 특허침해 행위에 대한 권리행사를 위해 사실관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해당 특허에 중요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권리행사를 중지하는 경우도 있다. 위와 같은 과정은 전문적인 법적, 기술적 판단을 요하는 사항이므로 권리행사 전 단계에서부터 특허권 등 지적재산권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자문할 수 있는 전문가인 변리사의 검토의견을 받아 권리의 강약, 침해자의 고의성여부, 시장규모와 영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적절한 권리행사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사전검토가 끝난 후 특허권자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한다.

(1) 경고: 상대방의 특허침해 사실을 밝히고 이를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경고장을 상대방에게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한다. 이 자체에 특별한 법적 효과는 없으나 법적 분쟁시 고의, 과실 입증 등에 유리한 자료가 되며, 법적&#8228;기술적 근거를 제시하여 경고장을 발송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의 침해행위를 중지시키고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2)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청구: 특허침해여부 판단은 전문적인 법적 지식과 함께 고도의 기술적인 지식을 요하므로 침해여부에 다툼이 있는 경우 전문관청인 특허심판원에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여 침해자의 확인대상발명이 특허발명의 보호범위에 속한다는 심결을 구한다. 발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나 분쟁을 조기 수습하는 방편이 될 수 있고, 침해소송 진행시 전문적인 기술사항에 어두운 법원과 검찰에 대해 유리한 판단자료를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불복하는 경우에는, 전문 고등법원인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여 다시 심리를 받을 수 있다. 권리범위확인심판에 갈음하여 소송 진행과정에서 전문 변리사의 ‘감정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3) 침해소송의 제기 - 민, 형사 구제조치: 특허권자는 침해자가 침해행위를 중지하지 않는 경우 민사적 조치로 법원에 특허권침해금지 또는 예방청구를 할 수 있으며, 부대청구로서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 침해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 기타 침해의 예방에 필요한 행위를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금지청구 외에 고의 또는 과실로 자기의 특허권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자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으며, 침해자가 고의, 과실로 특허권을 침해하여 특허권자의 업무상 신용을 실추하게 한 경우에는 법원에 신용회복조치청구를 할 수 있다.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손해배상청구와 달리 침해자의 고의, 과실을 불문하며, 소멸시효가 10년인 점에 실익이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 본안소송의 확정판결을 받으려면 시일이 오래 걸리고 이를 기다려서는 특허권자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경우, 특허권자는 신속한 결정을 얻기 위해 관할법원에 특허권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피보전 권리의 존재와 보전의 필요성과 긴급성을 법원에 소명해야 한다.

가처분결정이 내려지면 소송법상 기판력은 없으나 즉시 집행력이 주어져 사실상 본안판결과 같이 승패를 가르는 효과가 있으므로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 침해소송에서 많이 활용된다.

또한 민사적 조치와 함께 특허권자는 침해자를 형사 고소하여 경찰 및 검찰수사를 통해 침해사실을 밝히고 형사처벌을 받도록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침해자가 조기에 침해를 중지하고 권리자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타인의 특허권침해 행위에 대해 특허심판, 심사 경력자, 변리사 등의 전문인력을 갖추어 전문성과 효율성을 갖추고 있는 특허청의 특별사법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여 특허권침해행위를 수사, 처벌하도록 할 수도 있다.

<비권리자의 대처방안>

반면에, 특허권자로부터 경고장을 받거나 소송제기 등 권리행사를 받은 비권리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먼저, 경고장과 소장 등의 내용을 검토하고 특허청과 산하 특허정보원의 특허정보검색서비스를 통해 특허등록원부와 특허공보 등을 신청, 열람하여 특허권의 존속여부와 권리자를 확인한 다음, 특허청구범위를 중심으로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와 자신의 생산, 판매물품(확인대상발명)을 대비하여 그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검토한다. 특허발명의 권리범위 해석과 침해여부 판단에는 전문적인 법적, 절차적, 기술적 지식을 요하므로 초기부터 침해소송 경험이 풍부한 변리사의 정확한 조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토 결과, 확인대상발명이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특허발명의 필수 구성요소들을 동일 또는 균등한 범위에서 갖추고 있지 않거나 그 구성이 근본적으로 달라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답변서나 회신 등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법적인 근거 및 증거와 함께 제시하여 특허권자가 침해주장과 권리행사를 중지하도록 요구한다.

특허권 침해소송에서 특허권자가 주장하는 침해행위의 구체적 행위 내용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비권리자는 자신의 구체적 행위 내용을 제시하여야 하며, 비권리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자기의 구체적 행위 내용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에는 법원은 특허권자가 주장하는 침해행위의 구체적 행위 내용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특허법 제126조의 2 제1항, 제4항).

특허권자가 이를 다투어 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특허심판원에 자신의 확인대상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음을 확인해 주도록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신속히 청구하거나 전문 변리사의 감정서를 받아 절차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특허공보에 기재된 특허청구범위만을 놓고 보면 확인대상발명이 그 권리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되더라도 그 특허발명에 신규성, 진보성 흠결 등의 무효사유가 있어 특허권이 무효로 되는 경우에는 침해책임을 면할 수 있으므로, 그 출원전 선행 공지기술을 관련 업계 또는 국내외의 공개된 특허공보 등을 통해 조사하여 특허발명 또는 확인대상발명이 이러한 공지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확인한다.

그리고 해당 특허출원이 심사과정에서 선행 기술 등을 이유로 거절통지를 받은 적이 있는지, 이에 대해 권리자가 특허명세서와 청구범위의 권리범위를 한정하는 보정서나 의견서를 제출했는지, 명세서는 적법하게 기재되어 있는지 여부 등 그 출원이력과 심사경과(prosecution history)를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처럼 특허분쟁에서는 법적인 판단 못지않게 선행기술과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 및 수집과 그에 대한 치밀한 분석능력이 사실상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 위와 같은 선행기술과 출원이력, 심사경과 조사 등을 통해 출원 전에 이미 공지된 기술인 경우 등 특허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그 특허출원이 아직 심사단계에 있는 경우에는 특허청에 이에 대한 ‘정보제공’을 하여 특허를 받지 못하도록 사전에 저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미 특허결정을 받아 등록된 경우에는 그 특허권에 대한 ‘취소신청’ 또는 ‘무효심판’을 즉시 제기하여 권리의 효력을 적극적으로 다툴 필요가 있다.

그리고 법원에 가처분, 소송 등이 계류중인 경우에는 답변서와 준비서면을 통해 이러한 무효심판청구 사실과 함께 권리의 신규성 결여 등 하자사실을 규명하여 적극 대응한다.

민사소송은 변론주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만을 기초로 재판하므로, 전문지식이 없는 당사자가 자칫 절차를 소홀히 하는 경우에는 특허권에 하자가 있거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특허권자의 주장만을 근거로 가처분결정이 그대로 내려지는 경우도 종종 있으며, 이 경우 가처분결정을 다시 취소하려면 몇 배의 절차와 비용, 노력,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다른 한편, 위와 같은 선행기술 등에 대한 조사에도 불구하고 특허권에 별다른 하자가 발견되지 않고 확인대상물품이 그 권리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생산과 판매를 신속하게 중지하거나, 모델을 변경하여 생산, 판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침해가 명백함에도 계속하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 등 더 큰 절차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고 고의적인 침해죄로 형사처벌되어 인신 구속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득이 생산을 계속해야 하는 경우에는 특허권자로부터 권리를 양수하거나 라이센스계약을 맺어 로열티를 지불하고 생산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여야 한다.

이외에, 특허권에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특허권자와의 물품 거래관계 등에서 계약에 의하여 이미 실시권이 있는 경우 또는 선사용권이나 중용권 등 법정실시권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특허발명을 적법하게 실시할 수 있으므로 이와 관련한 사실관계와 법률적 근거 등도 면밀하게 검토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5. 결론

이상과 같이,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서 특허분쟁이 발발하는 경우 대부분 특허청과 특허심판원, 특허법원 절차, 관할 법원에서의 민사 가처분과 본안 소송, 형사고소와 형사소송 등 여러 개의 절차가 입체적, 전면적인 형태로 동시에 전개되어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이 소모되게 되므로, 특허권자와 비권리자는 특허분쟁시 이에 대한 치밀한 준비와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분쟁이 발생한 후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한다면 이는 이미 한발 늦은 조치가 될 수 있다. 특허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기업 경영자와 임원, 담당자들의 민감도(sensitiveness)는 그 기업의 조직력 및 성장능력과 비례한다는 것이 필자의 그간의 경험에서 얻어진 결론이다. 심지어, 침해소송이 제기되어 법원의 가처분결정이 떨어지고 형사 고소가 된 상태에서도 사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기업 경영자나 임원들도 있으며, 대개 그런 기업들은 시장 경쟁에서 탈락하거나 도태되기 쉽다.

따라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는 손자병법의 말처럼 특허분쟁에 있어서도 평소에 특허전략을 수립하여 타사의 특허를 회피하여 부단히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특허를 확보하는 예방적 조치가 법률비용과 로열티 부담을 줄이고 신기술개발과 시장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 나가는 최선의 방안이다.


(해오름 국제특허법률사무소. 전화: 02-558-0577, 이메일: haeorom@haeorom.com, 블로그: https://blog.naver.com/sjoh777, 카카오채널: 해오름특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