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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 출품·공개된 지적재산권의 보호방안
변리사 오세중 (2001. 4.)
 

1. 특허 등록요건으로서의 신규성

특허법은 발명이 특허등록을 받기 위해서는 특허출원 전에 비밀유지 의무가 없는 불특정 다 수인에게 공개되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신규성'요건이라고 한다. 지적재산권의 근간을 이루는 특허제도는 신규한 발명을 보호함으로써 기술발전을 촉진하고 산업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미 공개되어 널리 알려진 기술에 대해 특정인에게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은 제3자의 자유로운 실시를 방해하고 산업발전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전시회 출품과 신규성의 상실

따라서 (1) 특허출원 전에 그 발명이 국내에서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공연히 알려졌거나 알 수 있는 상태에 놓여진 발명, (2) 제품의 생산, 사용, 판매, 대여, 수입, 전시 등의 실시행위를 통해 공개된 발명, (3) 특허출원 전에 국내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기재되어 공개된 발명은 특허등록 요건으로서 신규성을 상실한 발명이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표적 전시공간인 코엑스(COEX) 등에서 열리는 수많은 전시회나 박람회에 출품되어 실물이 전시되거나 카탈로그나 팜플렛 등 간행물을 통해 공개된 발명도 이를 통해 당업자가 그 기술내용을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고 발행일이 확인되는 한 그 전시회 개회일과 간행물 반포일에 신규성을 상실한 발명이 된다.

3. 신규성을 상실한 발명에 대한 법적 취급

가. 원칙

이처럼 출원 전에 이미 공개되어 신규성을 상실한 발명과 동일한 발명 또는 이로부터 용이하게 고안할 수 있는 발명은 이를 특허출원 하더라도 신규성 또는 또다른 등록요건인 진보성 결여로 심사과정에서 거절되며, 심사관의 착오나 부지로 등록된다 하더라도 제3자의 이의신청이나 동종업자 등 이해관계인의 무효심판청구에 의하여 그 등록이 취소되거나 무효로 될 수 있다. 다만, 먼저 특허출원을 한 후 전시회에 출품하거나 제품을 출시, 판매하는 경우에는 공개 행위가 출원 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나. 예외 - 신규성 등의 의제제도

한편, 특허법은 (1) 발명을 시험하거나 (2) 간행물에 발표하거나 (3) 학술단체의 연구집회에서 서면 발표한 경우, (4) 의사에 반하여 공지된 경우, (5) 국내외의 일정한 박람회에 출품하여 공개된 경우에는 소정의 절차를 밟으면 예외적으로 신규성이 있는 발명으로 보는 제도를두고 있으며 이를 신규성 의제제도라고 한다. 출원일을 기준으로 신규성을 판단하는 것을 엄격히 고집할 경우 연구개발의 장려와 이를 통해 산업발전에 이바지한다는 특허제도 본래의 취지에 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규성 의제규정을 적용 받으려면 신규성 상실일로부터 6월 이내에 특허출원을 하고 출원과 동시에 그 취지를 기재한 서면을 특허청장에게 제출하고 출원일로부터 30일내에 이에 대한 증명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박람회 출품의 경우에는, 현행 특허법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개최하거나 그 승인을 얻은 자가 개최하는 경우로만 적용대상을 한정하고 있어 코엑스 등에서 열리는 국내 대부분의 박람회나 전시회의 경우에 신규성 의제규정을 적용받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러나 2001. 7. 1.부터 시행되는 개정 특허법에서는 박람회의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도록 법규정을 개정하였으며,또한 인터넷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전기통신회선'을 통한 발표에 의하여 공개된 발명에 대해서도 신규성 의제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2001. 1. 1. 이후 코엑스 등에서 열린 박람회나 전시회에 출품하여 공개된 발명의 경우에는 동 박람회나 전시회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승인을 받지 않은 경우라도 개정 특허법에 의하여 6월 이내에 특허출원을 함으로써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게 되었다.

다. 한계

그러나 신규성 의제규정은 출원일 자체가 소급되는 것은 아니고 따라서 선원주의의 예외 규정은 아니기 때문에 타인이 먼저 출원하는 경우에는 그 출원이 모방출원이 아닌 한 특허등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특허법상 신규성의제 사유와 시기는 위와 같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권리자가 출원 전에 제품을 스스로 출시하여 판매하거나 6월의 출원시기를 놓친 경우 등에는 구제받지 못하는한계가 있다.

4. 실용신안법, 의장법 및 상표법의 경우

위와 같은 신규성 규정과 그 예외로서의 신규성 의제제도는 실용신안법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한 '물품의 디자인'을 보호하는 '의장법'에서는 일찍이 1998. 3. 1.부터 시행된 개정 법률에 의하여 상기 개정 특허법보다도 더 넓게 전시회 출품이나 권리자의 제조, 판매, 또는 카탈로그 발행 등 신규성 상실사유에 관계 없이 신규성 상실일로부터 6월내에 출원하여 절차를 밟으면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상표법에서는 신규성이 상표등록 요건은 아니나,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거나 그 승인을 얻은 자가 개최하는 박람회에 출품한 상품에 사용한 상표를 6월 이내에 출원하여 절차를 밟는 경우에는 그 박람회에 출품한 때에 출원한 것으로 보는 제도를 두고 있다. 그러나 박람회의 범위는 특허법과는 달리 금번 법개정에서도 현행 규정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5.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기업의 대응방안

이처럼 발명이 특허등록을 받기 위해서는 신규성이 있어야 하고 신규성 상실은 원칙적으로 권리자 자신에 의한 경우에도 예외가 인정되지 않으며 신규성 의제의 적용범위와 효력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기업들에서는 중요한 제품을 새로 개발하거나 기존 기술을 개량, 변경하여 새로운 기술적 효과를 발휘하는 제품을 개발하였다면 전시회출품이나 제품판매, 납품, 또는 카탈로그 등을 통한 공개 이전에 우선 특허 등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해 두는 것이 필수적이며, 부득이 출원 전에 거래 상대방에게 알려야 하는 경우에는 비밀유지각서를 받아두는 것이 기업의 중요 재산인 지적재산권의 보호를 위해 바람직하다. 그리고 박람회 또는 전시회 출품을 통해 출원 전에 발명이 공개되었다면, 개정 특허법과 실용신안법, 의장법에 의해 6월내에 신규성의제 출원 절차를 밟음으로써 그 권리를 보호받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에서는 개발품이 전시회 등을 통해 공개되거나 판매되고 상업성이 확인된 후에야 비로소 특허출원을 하여 보호하려는 사례들이 다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는 설령 그 공개사실을 특허청 심사관이 알지 못해 특허등록 된다 하더라도 정작 권리행사 단계에서는 동종업자들이 그 사실을 알고 무효심판을 청구하거나 공지기술임을 항변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권리도 행사하지 못하는 종이장에 불과한 특허가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