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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지식재산권에 대한 오해
변리사오세중 (2022-07-28)
 
지난 6월 29일부터 방영이 시작된 ENA 채널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7월 27일 9화에서는 시청율 15.8%를 기록하면서 국민드라마라는 평까지 받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에서도 넷플릭스 비영권 시청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라는 드라마 설명대로 주인공 우영우가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졌음에도 사회의 편견과 장벽을 뚫고 변호사로서 한발 한발 성장해 나가는 모습과 매회의 스토리가 가진 긍정적인 메시지와 에너지가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물해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 한편, 지난 7월 13일 방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화에서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카세트 보안장치와 관련한 실용신안 침해금지 가처분신청 사건이 다루어졌다.


이화ATM이 2020년 10월 실용신안출원을 한 것을 근거로 금강ATM 제품에 대한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하였고, 가처분 심문과정에서 이화ATM의 실용신안출원 제품이 2019년 4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엔지니어링 페어에 출품된 ATM 카세트 구조와 동일성이 있는 것인지, 이화ATM의 개발자가 시카고 국제엔지니어링 페어에 참석한 사실이 있는지 등이 쟁점이 되었으나, 우영우 변호사가 변론에서 이화 ATM의 카세트 보안장치는 시카고에서 공개된 것보다 훨씬 구조가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어 지폐단위마다 크기 및 무게가 서로 다른 한국의 지폐를 정확하게 감별하여 처리할 수 있는 점 등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여, 결국 법원에서 가처분결정을 내려 이화ATM이 승소하게 되었다.


가처분결정 이후, 금강ATM은 가처분 이의신청을 제기하여 2019년 10월경에 리더스라는 회사에서 이미 이화ATM의 카세트와 동일한 구조의 카세트를 제작, 판매했다는 증거를 찾아내서 가처분결정이 취소되게 되었다. 그러나 이화ATM은 가처분결정을 받아낸 이후 이를 토대로 은행들과의 계약을 모두 마무리함으로써 소송의 목적을 이루었고 우영우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해 소송을 수행하면서도 거짓에 기초한 정의롭지 못한 결과에 심적 갈등을 겪는다.


(2) 그러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화는 지식재산권인 실용신안권에 대한 오해로 인해 몇 가지 잘못된 장면들을 연출하고 있다.


첫째, 실용신안권 침해금지 가처분신청 사건에서 법원의 가처분 인용결정을 받기 위해서는 우선 피보전권리로서 실용신안등록을 받은 권리, 즉 실용신안권이 존재해야 한다. 독점배타권으로서의 실용신안권은 ‘출원’ 상태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특허청의 심사를 거쳐 등록결정을 받고 실용신등록을 한 경우에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화에서와 같이 채권자인 이화ATM이 실용신안출원만을 한 상태에서 이를 토대로 채무자 금강ATM을 상대로 실용신안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했다면, 이는 피보전권리가 아직 성립되지 않거나 불명확한 상태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법원으로부터 가처분결정을 받기 어렵다. 실용신안권 등 지식재산권 침해금지 가처분은 집행력이 발생하므로 만족적, 단행적 가처분이라고도 하는데, 잘못된 가처분결정으로 채무자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피보전권리도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보전의 필요성과 긴급성도 인정받기 어렵고 실제로는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화에서 ‘실용신안출원’을 근거로 이화ATM이 가처분신청을 하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여 가처분결정을 내렸다는 스토리는 실용신안출원과 실용신안등록을 혼동했거나 지식재산권, 즉 실용신안권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잘못된 장면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채권자인 이화ATM이 실용신안 출원 후 등록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한 경우, 피보전권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특허청에 우선심사 신청을 하여 신속하게 실용신안등록을 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또한 실제 가처분신청 사건에서는 채권자의 제품에 새로운 기술적 특징이 있는 경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에서 규정하는 타인의 상품형태 모방이나 타인의 경제적 이익 침해행위 등의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금지청구 등을 신청원인으로 추가하여 보강할 수도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아직 미등록 상태의 실용신안출원 중인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타인의 부정경쟁행위로부터 보호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화는 그 말미에서 이화ATM의 실용신안출원 기술이 그 출원일 전에 리더스라는 회사에서 제조, 판매하여 공지된 카세트 구조와 동일하여 신규성 등을 상실한 것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위와 같은 우선심사 신청이나 신청원인 보강도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화에서는 이화ATM의 개발자가 2019년 4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엔지니어링 페어에 참석했는지, 그리고 여기에 출품된 ATM 카세트(도면)에 대해 알고 있는지가 중요한 쟁점인 것처럼 전개되고 있으나, 이 부분도 실용신안 심사와 등록, 권리행사 요건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장면인 것으로 보인다.


실용신안출원된 기술이 등록을 받기 위해서는 그 출원일 전에 국내외에서 간행물을 통해 공개되거나 공연 실시된 선행 공지기술과 대비하여 신규성(차별성) 및 진보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실용신안등록 후에도 해당 실용신안등록된 기술이 그 출원 전에 공지된 기술과 동일성이 있거나 채무자의 실시 기술이 공지기술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공지제외설에 따라 권리행사가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이화ATM의 실용신안 출원일(2020년 10월) 전인 2019년 4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엔지니어링 페어에 출품, 공개된 ATM 카세트(도면)가 객관적인 공개일과 함께 선행 공지기술로서 특정되었다면, 이화ATM의 실용신안출원 기술이 신규성 및 진보성이 있어 보호법익이 있는지는 이러한 선행 공지기술과의 동일성, 즉 신규성 여부와 이로부터 극히 용이하게 고안할 수 있는지, 즉 진보성 여부가 핵심적인 쟁점이 된다. 또한 금강ATM의 제품이 선행 공지기술과 동일하여 공지제외설에 따라 실용신안권 등의 행사가 제한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쟁점이 된다. 이화ATM의 개발자가 선행 공지기술을 알고 있었는지 등의 주관적인 요소는 이를 판단하는 데 참고자료는 될 수 있을 지언정 핵심적인 쟁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용신안과 특허, 디자인 등의 등록요건으로서 신규성, 진보성 및 창작성은 저작권과는 달리 주관적인 창작성이 아닌 객관적인 창작성을 요하기 때문이다.


셋째, 또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화 말미에서는 금강ATM의 가처분 이의신청으로 가처분결정이 취소되었음에도 이화ATM에서는 이미 은행들과의 공급계약체결을 끝낸 상태여서 담당자가 미소짓는 장면과 함께 마치 소송에서 실질적으로 승소한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채권자인 이화ATM은 어떻게든 일단 가처분결정을 받아 집행하고 이를 통해 계약체결 등 비즈니스의 목적을 달성하면 되는 것처럼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채권자가 공지기술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가처분결정을 받아내 집행한 경우 가처분 이의신청이나 본안소송에서 채권자가 패소하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5화에서 채권자는 어떻게든 가처분결정에서 일단 승소하여 집행하면 되는 것처럼 나와 있으나, 가처분결정은 임시적 지위에 관한 처분으로서 집행력은 있으나 기판력(종국적인 확정력)은 없으므로 본안소송에서 가처분결정이 뒤집어지는 경우에 채권자는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법원에서 가처분결정시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5화에서는 이러한 점도 간과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채무자 입장에서는 가처분결정이 일단 내려진 이후에는 가처분이의신청을 통해 가처분결정을 취소하더라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그 사이에 비즈니스에서도 불리한 지위에 처할 수도 있다. 실무에서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등 지식재산권 침해금지 가처분신청 사건에서는 채무자가 적극적인 주장과 증거 제출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잘못된 가처분결정이 내려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채무자는 특허, 실용신안 등 지식재산권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이 있는 경우 적극적인 주장과 증거의 제출, 채권자의 출원, 등록에 대한 우선심사 신청, 무효심판 청구 등과 함께 초기부터 적극 대응하여 가처분결정이 당초부터 내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쨌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필자도 오래간만에 재미있게 보고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와 에너지를 가진 드라마인데 5화에서의 실용신안 침해금지 가처분신청 관련 이야기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오해로 옥에 티가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작가나 자문해준 분이 실용신안권 등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하고 전문가인 변리사의 확인을 받으려는 노력도 부족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이러한 부분 등을 더 보완하여 시청자들의 더욱 뜨거운 사랑을 받는 드라마로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해오름 국제특허법률사무소. 전화: 02-558-0577, 이메일: haeorom@haeorom.com, 블로그: https://blog.naver.com/sjoh777, 카카오채널: 해오름특허)